치킨값 안 내리는 이유는 원재료 가격 하락이 소비자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 때문입니다.
닭고기 시세는 3월 대비 37.7% 떨어졌지만, 배달비 포함 3만원에 육박하는 치킨값은 요지부동입니다.
업계는 장기 계약과 고정비를, 전문가는 가격 하방 경직성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치킨값 안 내리는 이유, 최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치킨용으로 주로 쓰이는 9~10호 닭고기 가격이 올해 3월 대비 37.7% 넘게 떨어졌는데도, 정작 매장에서 사 먹는 치킨값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반영되던 원가가, 내릴 때는 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치킨값 안 내리는 이유, 닭고기 시세부터 확인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9~10호 닭고기 시세는 지난 3월 kg당 5,308원이었던 것이 8월 4,263원을 거쳐, 9월 11일 기준 3,308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줄었던 닭 공급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산지 가격이 빠르게 안정된 결과입니다.
오를 땐 빠르게, 내릴 땐 신중하게
흥미로운 점은 가격이 오를 때의 대응 방식입니다. 닭값이 치솟던 지난 6월, 한 치킨 프랜차이즈는 가격은 그대로 둔 채 닭다리살 순살 메뉴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을 택했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도 지난해 일부 순살 메뉴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였다가, 소비자 반발이 커지자 결국 원래대로 되돌린 바 있습니다. 원가가 오를 때는 이렇게 중량 조정이나 가격 인상으로 빠르게 대응했지만, 지금처럼 원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을 때는 업계 전반이 가격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킨값 안 내리는 이유, 업계가 내세우는 근거
치킨업계는 장기 공급계약을 주된 이유로 듭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계육업체 간 거래는 수개월에서 연 단위 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산지 시세 하락이 실제 매입가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가공·염지·포장·물류비 같은 고정비가 누적된 데다, 국제 정세로 인한 튀김유 가격 상승 압박, 겨울철 AI 재발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앞서 다룬 한우 오픈런 사례에서도 봤듯, 축산물 가격은 원가 변동뿐 아니라 유통 구조와 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로 보는 하방 경직성
실제 물가 통계에서도 이런 ‘하방 경직성’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8월 치킨 소비자물가지수는 132.2로 전년 동월보다 2.0% 상승했는데, 이는 2020년을 100으로 놓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피자 물가지수도 119.7로 전년 동월보다 0.1% 올랐습니다. 밀가루 가격 역시 하락세지만 한 피자 프랜차이즈는 오히려 핫윙과 치킨텐더 등 일부 사이드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인상할 예정입니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조금만 변동이 생기거나 외생 변수가 발생해도 가격을 인상하는데, 그런 원인들이 해소돼도 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상황이 개선되면 가격도 원래대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 이득을 누군가가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킨값이 앞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있나요?
닭고기 가격 안정세가 장기간 지속되고 소비자 요구가 계속된다면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지만, 업계는 겨울철 AI 재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입니다.
Q. 프랜차이즈는 가격 인하 대신 무엇을 하고 있나요?
공식 판매가 인하보다는 자사 앱을 통한 할인이나 쿠폰, 프로모션 확대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산지 닭고기 가격과 프랜차이즈 매입 가격이 다른가요?
네, 산지 시세는 살아있는 닭 기준이고 프랜차이즈가 받는 신선육 가격은 가공·유통 비용이 더해진 별도 가격이라, 산지 가격 하락이 곧바로 반영되지는 않습니다.
Q. 가격 하방 경직성은 치킨에만 나타나는 현상인가요?
아니요, 원자재 가격이 내려도 최종 소비자가격은 잘 내려가지 않는 현상은 여러 가공식품·외식업종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경향입니다.
정리
닭고기 원가는 37.7% 떨어졌지만 치킨값은 요지부동인 이 상황은, 원가가 오를 때는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내릴 때는 더디게 반영되는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장기 계약과 고정비 부담이라는 업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물가지수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원가 하락분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돌아올지는 앞으로 지켜볼 부분입니다.
(참고: 리포테라, “오를 땐 칼같이 줄이더니 내릴 땐 침묵… 치킨업계 왜 이러나” / 서플, “닭값 내렸는데 치킨값은 그대로…가격 미스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