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군이 추석 전 지급하려던 1인당 30만원 울진군 민생지원금이 군의회 예산 삭감으로 전액 무산됐습니다.
140억4,900만원 규모 예산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 주도로 삭감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편적 현금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경북 울진군에서 지급될 예정이었던 1인당 30만원의 울진군 민생지원금이 군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되며 무산됐습니다. 이미 지급이 기정사실처럼 알려졌던 터라 지역 민심이 크게 악화됐는데, 이번 사태의 경위와 함께 보편적 현금 지원 정책을 둘러싼 오래된 논쟁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울진군 민생지원금, 무슨 일이 있었나
울진군은 지난 8월,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군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울진사랑카드로 지급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군의회에 제출했습니다. 4인 가구 기준으로는 120만원에 달하는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 열린 제294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군민 생활 안정 지원금 운영 사업비’ 140억4,900만원을 포함해 총 141억900만원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삭감된 예산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예비비로 전환됐습니다.
울진군 민생지원금, 삭감된 이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4명이 반대하면서 부결됐고,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삭감이 확정됐습니다. 무소속 의원 3명은 전날 계수조정 과정에서 삭감 방침에 반발해 본회의에 아예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예결특위 측은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운용과 재정 여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삭감 사유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2월 군의회가 의원 전원 찬성으로 ‘울진군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던 만큼, 몇 달 만에 입장이 뒤바뀐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지역 소비 촉진을 목표로 한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원금 정책과 비교해봐도, 지원금의 효과와 재정 부담 사이의 균형은 늘 논쟁거리입니다.
주민들의 반응
이미 지급을 기대하고 있던 주민들의 반발은 거셌습니다. 군의회 앞에는 격한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군의회 게시판에도 항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 등 지역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고 “민생지원금은 단순한 현금 살포가 아니라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이라며 삭감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했습니다. 황이주 울진군수는 “의회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아쉽다”며 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편적 현금 지원,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번 논란은 지방자치단체의 보편적 현금 지원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1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에서 나타난 매출 증대 효과는 전체 투입 재원 대비 26.2~36.1% 수준으로 추정됐습니다. 즉 지급된 금액 전부가 그대로 새로운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상당 부분은 원래 하려던 소비를 지원금으로 대체하는 데 쓰인다는 의미입니다.
| 사례 | 소비 증대 효과 (투입 재원 대비) |
|---|---|
| 한국 1차 긴급재난지원금 (2020) | 26.2~36.1% |
| 대만 소비쿠폰 | 24.3% |
| 미국 세금 감면형 소득지원 (2001) | 20~40% |
KDI는 또한 매출 감소 피해가 큰 대면서비스업에서는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는 점도 지적하며, 소득분위 같은 간접적 기준보다 실제 피해 정도에 맞춘 선별 지원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이는 감염병 대응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한 분석이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지자체 단위 지원금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통시장 카드 매출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등, 소상공인 체감경기 개선 효과는 KDI 보고서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삭감된 예산은 어떻게 되나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예비비로 전환되어, 향후 다른 용도로 다시 편성될 수 있습니다.
Q. 울진군의 재정 상황은 어떤가요?
2025년 기준 재정자립도가 12%대로, 자체 재원만으로 지방재정을 운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습니다.
Q. 이런 지원금 삭감 사례가 처음인가요?
지자체 단위에서 재정 여건을 이유로 민생지원금 예산이 삭감되거나 축소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처럼 지급이 임박한 시점에 전액 삭감된 경우는 주민 반발이 특히 큰 편입니다.
Q. 재난지원금은 정말 효과가 없는 건가요?
효과가 없다기보다는, 지급액 전부가 새로운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KDI 분석에서도 소상공인 체감경기 개선 등 긍정적 효과는 함께 확인됐습니다.
정리
울진군 민생지원금 무산 사태는 지방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지자체가 대규모 보편적 현금 지원을 추진할 때 부딪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이미 기대감이 형성된 상태에서 지급 계획이 뒤집힐 경우 주민 반발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도 드러났습니다. 보편 지원과 선별 지원, 일회성 현금과 지속가능한 사업 투자 사이의 논쟁은 앞으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올 때마다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경북도민일보, “울진군, 민생지원금 30만원 지급 무산” / KDI, “1차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